궁상, 궁상
활·보 활보(闊步)
2012/06/25 09:00
궁상, 궁상
운동화가 해졌다. 가죽에 주름이 쪼글쪼글하고, 뒤꿈치가 하늘하늘해졌다. 현관문 앞에 벗어 놓은 내 신발을 보고 에쓰가 “언니, 신발 새로 사야겠네? 내가 하나 사다 줄까?” 라고 한다. 며칠 전 심하게 싸운 것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라고나 할까? 나는 아직도 겨울 이불을 덮고 자는 에쓰에게 집에 안 쓰는 여름 이불을 하나 갖다 줬다. 에쓰도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래, 사다 주면 좋지. 돈은 내가 줄게. 난 도통 시간이 없어서…' 이렇게 대꾸하지만, 사실은 귀찮아서이다. 시장에 가서 물건을 고르고 사고 하는 게 나는 너무 피곤하다. 그래서 신발 하나 사면 그냥, 떨어질 때까지 신는다. 그런데 에쓰는 부지런하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세상을 다 뒤져서라도 꼭 찾아내고야 만다. 이때 중요한 원칙. 비싸면 안 된다. 수급자가 무슨 돈이 있다고! 그리고 단돈 십 원이라도 반드시 깎아야 한다.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냐고!
'언니, 신발 사왔어. 신어봐.' 하면서 에쓰가 내놓는 신발은 한 켤레가 아니고 세 켤레다. 샌들 한 켤레, 하얀 운동화, 밤색 운동화 이렇게 세 켤레에 만 원 주고 샀단다.
으이그… 가게 망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헐값에 물건 사가는 고약한 손님이라니! 어쨌건 그 덕에 내겐 갑자기 예쁜 신발이 세 켤레나 새로 생겼다. 하얀 운동화는 요즘 신으면 되겠고, 발목까지 올라오는 밤색 운동화는 가을에 신으면 되겠다. 샌들이 특히 예쁘다. 주황색 발판 위에 하얀색 끈이 두 줄 발등에서 엇갈리도록 되어 있는데, 하얀색 끈 위에 반짝반짝 은빛 장식이 수놓여 있다. 밝고 시원한 느낌이다. 나는 당장 해진 운동화를 벗고 이 샌들을 신고 제이한테 간다. 에쓰와 함께하는 아침 활보 마치고 작업장에 출근하는 제이의 외출 보조를 하러 가는 것이다.
언니 그거 뭐야? 내 손에 든 비닐을 보고, 만나자마자 제이가 묻는다. 응 이거 신발… 하면서 나는 새로 산 신발들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제이가 “아유 나도 샌들이 다 떨어져서 새로 하나 사야지 하고 있었는데…” 라고 한다.
에쓰가 사 온 샌들을 제이에게 신겨 본다. 내가 신었을 땐 울퉁불퉁 심통 난 팥쥐 얼굴 같던 샌들이 볼이 좁고 갸름한 발의 제이가 신으니까 시집가는 콩쥐 얼굴처럼 곱다. 이 샌들이 나한테는 한 문수 작았는데 제이한테는 딱 맞다. 폐점 정리하는 가게에서 사다 보니 내 발 사이즈는 다 나가고 한 문수 작은 것밖에 없어서 에쓰가 그걸 사온 것이다. 조금 조여도 신고 다닐 수야 있겠지만… 하루 종일 걸어 다녀야 하는 활보에게는 약간 무리가 되는 신발이었는데… 주인이 따로 있었나 보다. 우와! 완전 예쁜데? 내가 좋아하는 주황색에 반짝이 장식까지! 제이는 감탄한다. 정말, 제이가 신으니까 신발이 산다. 제이도 빛나고 신발도 빛난다.
뭐야 이건… 강도가 따로 없구만! 난 샌들을 제이 신으라고 준다. 조금 아깝긴 하지만… 뭐, 난 운동화 두 켤레가 더 있으니까… 흑흑!
에쓰가 사온 신발을 제이가 신다니! 이 사실이 신기하다. 신발을 매개로 두 사람이 친구가 된 것 같다. 에쓰와 제이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 말이다. 실제로, 내가 하두 얘기를 자주 하니까… 제이한테 가서는 에쓰 얘기를 하고, 에쓰한테 가서는 제이 얘기를 하니까… 두 사람이 모르는 사이면서 친하다. 특히 제이는 “아침에 언니는 뭐 먹었어?” 하면서 꼭 에쓰 안부를 묻는다. 그래서 아침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 주면 배를 잡고 웃는다. 그리고 “언니는 정말 대단해!” 하면서 에쓰에게 감탄한다. 총명하고, 배짱 두둑하고, 유머 넘치는 에쓰가 제이에게는 놀랍고 존경스럽다. 열 살 때 집을 나와서(가족들이 에쓰를 시설에 보내서), 30년 동안 시설에서 살면서 독학으로 중고등학교 검정고시 패스하고, 시설에서 나와 혈혈단신 상경해서 대학 공부를 하고 있는 에쓰가, 제이가 보기에 영웅적인 ‘자기 삶의 개척자’이다. 이런 에쓰에 비하면 제이는 아직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낭만적 사랑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한 ‘철없는 공주’라고 할 수 있다. 에쓰는 부모 밑에서 호강(?)하는 제이를 부러워하고, 제이는 역경을 헤쳐온 에쓰의 투지를 부러워한다.
에쓰와 제이와 나. 우리 중에서 가장 마음씨가 착한 사람은 제이다. 제이는 늘 양보한다. 지하철 역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데 먼저 탄 여고생 하나가 비명을 지른다. 나가! 타지 마! 걔 눈에는 휠체어를 탄 제이가 괴물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나는 화가 나서 “왜 그래? 같이 타야지!” 하면서 엘리베이터 열림 버튼을 누르는데, 제이는 “먼저 가라고 해” 라고 하면서 다음 차례를 기다린다. 에쓰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 멀쩡한 애가 왜 엘리베이터를 타냐? 운동 따로 하지 말고 계단으로 걸어다녀! 에쓰라면 분명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특유의 우렁찬 목소리로.

우리 중에서 가장 능력자는 에쓰다. 활보 세 명을 먹여 살린다. 아침 활보, 오후 활보, 저녁 활보. 세 명의 활보 중에서 가장 가난한 아침 활보(나)에게 수시로 먹을 것, 입을 것을 챙겨 준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받아서 제이랑 나눠 쓴다. 우리 중 수급자인 에쓰가 가장 부자인 셈. 에쓰에게 얻어 쓰는 나는 수급자의 수급자, 내 걸 나눠 쓰는 제이는 수급자의 수급자의 수급자(헥헥)인 셈이다. 에쓰는 드러내놓고 “나 거지요! 한 푼 줍쇼” 하고 다니는데, 제이와 나는 늘 그 에쓰에게 “재벌 거지님, 한 푼 줍쇼” 하면서 얌전하게 손을 내민다.
언니, 이 옷 어때? 에쓰는 오늘 아침, 새로 산 원피스 자랑을 한다. 옷을 또 사? 지난번에 원피스 하나 샀잖아. 수급자가 무슨 돈이 있어서 맨날 옷을 사? 그러면 에쓰가 꼭 하는 말이 있다. 언니, 이거 얼마게? 물론, 만 원 이하겠지. 이렇게 예쁜 옷을, 이렇게 싼 값에, 그런데 이걸 내가 입으면 사람들이 고급 메이커 옷인 줄 안다. 이게 에쓰의 단골 레퍼토리다. 하늘색과 파란색이 섞인 물결 무늬 원피스. 시원해 보인다. 사이즈도 에쓰한테 딱 맞고, 만져 보니까 천도 좋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고, 구김이 잘 안 가 빨아 입기 편하다. 실용적이면서도 품위가 있어 보인다. 차암… 재주도 좋아요. 그래, 이거 얼마 주고 샀는데? 물어보니, 오천 원이라고 한다. 오천 원? 정말… 재주도 좋아요.
맙소사! 또, 망하는 집에 가서 물건을 빼온 것이다! 아이구 무시라… 호랑이 다음으로 이제 가게 주인들은 에쓰를 겁내지 않을까? 에쓰가 떴다 하면 곧 가게가 망하니 말이다. 활보 끝나고 골목 나가면서 보니까 가련한 그 옷가게는 정말 문을 닫았다. 텅 빈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문에 주인이 직접 손으로 쓴 듯한 글씨로 이런 메모가 붙어 있다. “이 거리에서 십 년 동안 즐겁게 살았습니다. 이사 갑니다. 어디로 가든 즐겁게 살겠습니다.”
정경미
운동화가 해졌다. 가죽에 주름이 쪼글쪼글하고, 뒤꿈치가 하늘하늘해졌다. 현관문 앞에 벗어 놓은 내 신발을 보고 에쓰가 “언니, 신발 새로 사야겠네? 내가 하나 사다 줄까?” 라고 한다. 며칠 전 심하게 싸운 것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라고나 할까? 나는 아직도 겨울 이불을 덮고 자는 에쓰에게 집에 안 쓰는 여름 이불을 하나 갖다 줬다. 에쓰도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래, 사다 주면 좋지. 돈은 내가 줄게. 난 도통 시간이 없어서…' 이렇게 대꾸하지만, 사실은 귀찮아서이다. 시장에 가서 물건을 고르고 사고 하는 게 나는 너무 피곤하다. 그래서 신발 하나 사면 그냥, 떨어질 때까지 신는다. 그런데 에쓰는 부지런하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세상을 다 뒤져서라도 꼭 찾아내고야 만다. 이때 중요한 원칙. 비싸면 안 된다. 수급자가 무슨 돈이 있다고! 그리고 단돈 십 원이라도 반드시 깎아야 한다.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냐고!
'언니, 신발 사왔어. 신어봐.' 하면서 에쓰가 내놓는 신발은 한 켤레가 아니고 세 켤레다. 샌들 한 켤레, 하얀 운동화, 밤색 운동화 이렇게 세 켤레에 만 원 주고 샀단다.
“교회 가는 길 지하철 역 안에 상가 있잖아. 거기 신발 가게에서 샀어. 전부터 그 가게 오가면서 보니까 신발이 괜찮더라구. 그래서 얼마냐고 물었더니 한 켤레 만 원이래. 근데 내가 가만 보니까… 그 가게가 얼마 전까지 악세사리 가게였거든. 그런데 망했어. 망하면서 머리핀 귀걸이 같은 걸 거저 주다시피 싸게 해서 팔더라구. 그래 내가 가만 생각해 보니까… 이 신발 가게도 망할 때 되면 신발 싸게 팔겠지 싶은 거야. 그래서 안 사고 기다렸는데… 어제 교회 갈 때 보니까 ‘폐점정리’ 한다고 써 붙여 놨지 뭐야. 전에 한 켤레 만 원 하던 걸 세 켤레 만 원에 가져가래. 엇다구나 이게 웬 횡재냐 싶어 얼른 골라왔지. 교회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살까 하다가 그새 누가 내가 찜해 놓은 신발 가져가면 어쩌나 싶어서 신발 먼저 사고 교회 다녀왔지.”
으이그… 가게 망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헐값에 물건 사가는 고약한 손님이라니! 어쨌건 그 덕에 내겐 갑자기 예쁜 신발이 세 켤레나 새로 생겼다. 하얀 운동화는 요즘 신으면 되겠고, 발목까지 올라오는 밤색 운동화는 가을에 신으면 되겠다. 샌들이 특히 예쁘다. 주황색 발판 위에 하얀색 끈이 두 줄 발등에서 엇갈리도록 되어 있는데, 하얀색 끈 위에 반짝반짝 은빛 장식이 수놓여 있다. 밝고 시원한 느낌이다. 나는 당장 해진 운동화를 벗고 이 샌들을 신고 제이한테 간다. 에쓰와 함께하는 아침 활보 마치고 작업장에 출근하는 제이의 외출 보조를 하러 가는 것이다.
언니 그거 뭐야? 내 손에 든 비닐을 보고, 만나자마자 제이가 묻는다. 응 이거 신발… 하면서 나는 새로 산 신발들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제이가 “아유 나도 샌들이 다 떨어져서 새로 하나 사야지 하고 있었는데…” 라고 한다.
에쓰가 사 온 샌들을 제이에게 신겨 본다. 내가 신었을 땐 울퉁불퉁 심통 난 팥쥐 얼굴 같던 샌들이 볼이 좁고 갸름한 발의 제이가 신으니까 시집가는 콩쥐 얼굴처럼 곱다. 이 샌들이 나한테는 한 문수 작았는데 제이한테는 딱 맞다. 폐점 정리하는 가게에서 사다 보니 내 발 사이즈는 다 나가고 한 문수 작은 것밖에 없어서 에쓰가 그걸 사온 것이다. 조금 조여도 신고 다닐 수야 있겠지만… 하루 종일 걸어 다녀야 하는 활보에게는 약간 무리가 되는 신발이었는데… 주인이 따로 있었나 보다. 우와! 완전 예쁜데? 내가 좋아하는 주황색에 반짝이 장식까지! 제이는 감탄한다. 정말, 제이가 신으니까 신발이 산다. 제이도 빛나고 신발도 빛난다.
뭐야 이건… 강도가 따로 없구만! 난 샌들을 제이 신으라고 준다. 조금 아깝긴 하지만… 뭐, 난 운동화 두 켤레가 더 있으니까… 흑흑!
에쓰가 사온 신발을 제이가 신다니! 이 사실이 신기하다. 신발을 매개로 두 사람이 친구가 된 것 같다. 에쓰와 제이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 말이다. 실제로, 내가 하두 얘기를 자주 하니까… 제이한테 가서는 에쓰 얘기를 하고, 에쓰한테 가서는 제이 얘기를 하니까… 두 사람이 모르는 사이면서 친하다. 특히 제이는 “아침에 언니는 뭐 먹었어?” 하면서 꼭 에쓰 안부를 묻는다. 그래서 아침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 주면 배를 잡고 웃는다. 그리고 “언니는 정말 대단해!” 하면서 에쓰에게 감탄한다. 총명하고, 배짱 두둑하고, 유머 넘치는 에쓰가 제이에게는 놀랍고 존경스럽다. 열 살 때 집을 나와서(가족들이 에쓰를 시설에 보내서), 30년 동안 시설에서 살면서 독학으로 중고등학교 검정고시 패스하고, 시설에서 나와 혈혈단신 상경해서 대학 공부를 하고 있는 에쓰가, 제이가 보기에 영웅적인 ‘자기 삶의 개척자’이다. 이런 에쓰에 비하면 제이는 아직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낭만적 사랑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한 ‘철없는 공주’라고 할 수 있다. 에쓰는 부모 밑에서 호강(?)하는 제이를 부러워하고, 제이는 역경을 헤쳐온 에쓰의 투지를 부러워한다.
에쓰와 제이와 나. 우리 중에서 가장 마음씨가 착한 사람은 제이다. 제이는 늘 양보한다. 지하철 역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데 먼저 탄 여고생 하나가 비명을 지른다. 나가! 타지 마! 걔 눈에는 휠체어를 탄 제이가 괴물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나는 화가 나서 “왜 그래? 같이 타야지!” 하면서 엘리베이터 열림 버튼을 누르는데, 제이는 “먼저 가라고 해” 라고 하면서 다음 차례를 기다린다. 에쓰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 멀쩡한 애가 왜 엘리베이터를 타냐? 운동 따로 하지 말고 계단으로 걸어다녀! 에쓰라면 분명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특유의 우렁찬 목소리로.

우리 중에서 가장 능력자는 에쓰다. 활보 세 명을 먹여 살린다. 아침 활보, 오후 활보, 저녁 활보. 세 명의 활보 중에서 가장 가난한 아침 활보(나)에게 수시로 먹을 것, 입을 것을 챙겨 준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받아서 제이랑 나눠 쓴다. 우리 중 수급자인 에쓰가 가장 부자인 셈. 에쓰에게 얻어 쓰는 나는 수급자의 수급자, 내 걸 나눠 쓰는 제이는 수급자의 수급자의 수급자(헥헥)인 셈이다. 에쓰는 드러내놓고 “나 거지요! 한 푼 줍쇼” 하고 다니는데, 제이와 나는 늘 그 에쓰에게 “재벌 거지님, 한 푼 줍쇼” 하면서 얌전하게 손을 내민다.
언니, 이 옷 어때? 에쓰는 오늘 아침, 새로 산 원피스 자랑을 한다. 옷을 또 사? 지난번에 원피스 하나 샀잖아. 수급자가 무슨 돈이 있어서 맨날 옷을 사? 그러면 에쓰가 꼭 하는 말이 있다. 언니, 이거 얼마게? 물론, 만 원 이하겠지. 이렇게 예쁜 옷을, 이렇게 싼 값에, 그런데 이걸 내가 입으면 사람들이 고급 메이커 옷인 줄 안다. 이게 에쓰의 단골 레퍼토리다. 하늘색과 파란색이 섞인 물결 무늬 원피스. 시원해 보인다. 사이즈도 에쓰한테 딱 맞고, 만져 보니까 천도 좋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고, 구김이 잘 안 가 빨아 입기 편하다. 실용적이면서도 품위가 있어 보인다. 차암… 재주도 좋아요. 그래, 이거 얼마 주고 샀는데? 물어보니, 오천 원이라고 한다. 오천 원? 정말… 재주도 좋아요.
“우리 동네 들어오는 길 슈퍼 맞은편에 작은 옷가게 있잖아. 그 가게 문 닫는다고 옷을 막 가져가래. 이 원피스도 원래는 몇 만 원 하는 건데
팔천 원에 가져가래. 그래서 내가 막 떼를 썼지. 오천 원밖에 없어요. 오천 원에 줘요… 처음엔 안 된다고 하다가 내가 하두 떼를 쓰니까 주인이
그럼 나중에 삼천 원 갖다 달라 하면서 오천 원에 주더라?”
맙소사! 또, 망하는 집에 가서 물건을 빼온 것이다! 아이구 무시라… 호랑이 다음으로 이제 가게 주인들은 에쓰를 겁내지 않을까? 에쓰가 떴다 하면 곧 가게가 망하니 말이다. 활보 끝나고 골목 나가면서 보니까 가련한 그 옷가게는 정말 문을 닫았다. 텅 빈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문에 주인이 직접 손으로 쓴 듯한 글씨로 이런 메모가 붙어 있다. “이 거리에서 십 년 동안 즐겁게 살았습니다. 이사 갑니다. 어디로 가든 즐겁게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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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느끼는 거지만, '좋아요'가 있으면 다섯 번은 눌렀을 거 같아요 ^^
항상 그렇게 느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저도 동감입니다!
글 왜 이렇게 재밌나요! 이제서야 발견해 읽고 역주행으로 완독! 날짜를 보니 반 년쯤 새 글이 없군요. ㅠㅠ
그래도 모든 글 정말 재미있게, 신나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