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과 탈주> 저자 고병권 인터뷰!
“추방, 그것은 지난 십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일을 말해 준다!”
‘추방’은 지난 십여 년간 대중에게 일어난 일, 권력이 대중에게 자행한 일을 이해하는 키워드입니다. 98년부터 지금까지, 혹은 그 이전부터 우리 일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돌이켜보면 ‘추방’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멀쩡하게 직장을 다니던 사람들이 노숙자가 되고, 친구들은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백수가 되었습니다. 서울역으로, 부모님 집의 방으로 ‘추방’당한 것이죠. 뉴스는 하루가 멀다하고 그런 ‘추방의 소식’을 전합니다. 『추방과 탈주』의 저자 고병권은 그렇게 삶의 영역에서 쫓겨난 사람들을 ‘주변인’이라고 부릅니다.
그가 보기에 ‘주변’은 매우 독특한 공간입니다. 그곳은 내부의 가장 끝, 외부의 시작점입니다. ‘외부’와 ‘내부’가 뒤섞여 있는 혼종성이 ‘주변’을 규정합니다. 추방당한 자들이 모여 있는 이곳은 권력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내부로의 진입, 중심으로의 접근이 생존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주변의 사람들은 늘 불안한 정서를 느낍니다. 이 ‘불안’이 권력과 자본에게는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생존’을 위해 악착같이 일하고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대학교 도서관에 몰려 있는 수많은 고시준비생들을 보면 권력과 자본의 요구가 얼마나 쉽게 관철되고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이른바 ‘배제적 통합’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탈주, 그것은 앞으로 일어날 일의 전조이다!”
하지만 ‘주변’은 권력이 작동할 수 없는 ‘외부’와 가장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다른 가능성’이 솟아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권력은 극한에 몰린 대중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 초기 ‘강부자 내각’이 쏟아내던 황당한 말들이 그 점을 잘 보여 주고 있죠. 그들과 우리 사이에 놓여 있는 이 엄청난 ‘심연’, 소통불가능성이 오히려 그들에게 공포의 정서를 갖게 합니다. 작년 여름 촛불집회 때 그들이 그렇게 공격적으로 허둥거렸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 시점에서 추방당한 자들의 공간은 ‘탈주’의 공간으로 전환됩니다. 하지만 살기위해 탈주한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탈주는 ‘불가피한 탈주’입니다. 하지만 촛불집회 때 얼굴도 모르던 사람들이 밤새 토론하고, 새로운 연대가 일어나는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난은 경제적 결핍과 관계적 결핍이 교차하는 곳에서 발생한다”
돈이 많은 사람들도 쉽게 불행에 빠지는 것을 보면, 돈이 ‘행복’을 결정하는 척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난한 와중에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난’, 불행을 만드는 ‘가난’은 무엇 때문에 생겨나는 것일까요? 고병권은 ‘관계의 결핍’이 가난의 본질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활동적 삶으로부터 쫓겨난 노숙자, 농토와의 관계를 잃어버린 농민, 전공과의 관계를 잃어버리고 취업준비에 목을 매는 대학생. 이들은 모두 ‘관계’를 상실한 사람들, 삶의 영역에서 추방당한 사람들입니다. 이 ‘가난’을 해소하는 방법은 ‘앎’을 통해 조건 없이 연대하는 것, 그래서 소통과 연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앎은 삶을 구원할 수 있는가?”
얼마 전 일어난 용산참사는 우리 사회의 추방의 행렬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 주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러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말 많던 학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용산참사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비정상적’인 사건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폴리페서’(polifessor)들, 인문학의 위기를 말하면서 위기의 순간엔 보이지 않는 사람들. 고병권은 그러한 사건들 속에서 ‘우리 앎의 조건, 우리 인문학의 형태’에 관해 묻습니다.
인문학은 “길이 필요할 때 길을 열어 주고, 싸움이 필요할 때 무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비단 인문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품의 형태로 전달되는 우리 시대의 지식 대부분은 우리 삶에 사실상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길도 열지 못하고, 무기도 줄 수 없는 학문이 가야할 곳은 지식의 박제물들이 전시된 ‘대학’ 뿐입니다. 앎이 어떤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삶의 길 위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삶의 현장에서 앎을 찾는 사람만이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앎’과 관계 맺느냐에 따라 그것은 우리의 삶을 구원할 수도, 삶을 외면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병권은 “이 책을 읽다가 던져도 좋다. 다만 ‘정보’로 받아들이지 말아 달라. 삶과 반응시켜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길(삶) 위에서 친구를 사귀고, 또 함께 공부하는 데에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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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추방과 탈주
Tracked from Libralist monolog 2009/02/05 11:07 삭제추방과 탈주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고병권 (그린비, 2009년) 상세보기 그린비 출판사의 책입니다. 호모쿵푸스, 필로디자인, 두권 읽었네요. 어렸을때 '화장실에서 읽는 책' 이란 이름으로 뇌리에 새겨진 출판사 였는데 .-ㅅ-; 설마 정치사회쪽 책까지 냈을 줄이야;; 으.. 정치 사회 카테고리에 속한 책입니다. 안 읽으려고 했는데 차례가 무척 사람을 잡아 끌더군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궁금하기도 했구요. 무엇보다 마음을 끌었던건 저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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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한국사회 민주주의, 관계자외 출입금지
Tracked from 꺄르르♡인 2009/02/18 18:48 삭제뉴스를 보기가 겁나는 시대입니다. 시민들이 떼죽음당하고 끔찍한 범죄들이 며칠을 멀다하고 터지고 있어요. 패러다임자체가 크게 변화하는 세계와 동떨어져서 한국 사회는 거꾸로 타들어가고 있기에 시민들은 불안합니다. 콘크리트 쏟아지는 강에 사는 물고기가 된 기분으로 참담하게 오늘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xml:namespace> 쇠고기 수입에서부터 용산참사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삶에 맞닿아있는 문제들이지만 엉뚱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혀 시민들이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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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추방과탈주
Tracked from 맑은독백 2009/02/19 10:18 삭제인문학, 철학관련 서적들은 읽기가 힘듭니다. 책 읽기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릅니다만, 일반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없습니다. 읽기가 힘듦은 둘째치고, 생활 속에서 그 고민을 녹이기는 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앎과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적은게 아닌가합니다. 고병권씨의 '추방과 탈주'를 읽었습니다. 일전에 서평을 올린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겹쳐 생각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 책이 신자유주의 정책의 국가간 갈등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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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추방과 탈주(고병권, 그린비)] (이명박) 정부로부터의 '탈주' 선언(1/2)
Tracked from 異彩가 꿈꾸는 경험적세계의 유토피아적 가능성 2009/02/19 13:35 삭제#0. 들어가기 전. 이 책은 형식상 두 파트로 나뉜다. '대중의 흐름', 그리고 '지식의 운명'. '운동의 선언'이란 파트가 덧붙어 있기는 하고, 특히 마지막의 '코뮨주의 선언'은 앞선 '대중의 흐름' 파트의 행간을 더욱 풍요롭게 읽을 수 있는 힌트들이 가득 담겨 있지만, 일단은 선언들을 제하고 앞의 두 커다란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에 담긴 것들이 너무 많다. 1부에서는 아감벤이 말했던 '배제함으로써 포섭하는 생명정치'에 대한 이야기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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