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비 3개월 차의 첫 밥값 - 종횡무진 동양사 편집후기
종횡무진 역사 시리즈/종횡무진 동양사
2009/02/25 10:45

안녕하셔요. 그린비 3개월 차 편집자 평택 개고기입니다. 12월 15일, 입사와 동시에 저에게 떨어진 지령은 <종횡무진> 시리즈 개정판 작업이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종횡무진> 시리즈는 서양사, 동양사, 한국사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그리하여 제가 그린비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이 <종횡무진> 시리즈를 독파하는 것이었습니다.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읽고 또 읽고, 읽고 또 읽고……. 드디어 24일 <종횡무진> 시리즈 전 4권을 모두 독파했습니다. 개정판 첫 타자는 동양사로 결정됐습니다. 곧바로 다음 작업에 착수하는 것이 순서였겠으나 그 다음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그린비의 아름다운 사원 복지 제도인 겨울 휴가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입사 2주도 안 되어 12월 25일부터 1월 4일까지의 기나긴 휴가를 보내게 됩니다(하하, 이거 어째 편집 후기가 아니라 점점 입사 후기가 되어 가는^^;)

인쇄기
_ 파랑, 노랑, 빨강, 검정, 요 네 아이들이 섞여 색(올컬러~)이 구현된답니다. ^^
_ 파랑, 노랑, 빨강, 검정, 요 네 아이들이 섞여 색(올컬러~)이 구현된답니다. ^^
1월 5일, 회사로 돌아온 저는 본격적인 컬러 도판 수집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한 이미지들을 정리하기 위해 매킨토시(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그린비 유일의 맥을 다루지 못하는 편집자입니다. 하하) 앞에 앉게 되었는데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이미지 파일을 CMYK로 변환시키는 일입니다. 이게 참 별게 아닌 것 같지만 상당히 중요한 일입니다. 『종횡무진 동양사』 같은 컬러 책은 4장의 필름을 출력하게 되어 있습니다. 원리는 저도 잘 모르겠사오나 C(파랑), M(빨강), Y(노랑), K(검정)의 4가지 아이들이 섞여서 컬러를 구현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CMYK로 변환시키지 않고 필름을 뽑게 되면 이미지 부분이 시커멓게 나오게 되고 이럴 경우 고대~로 제작 사고로 이어지는 불상사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 다음에는 상황에 맞게 이미지를 자르기도 하고 밝기 조정 등의 보정 작업을 거쳐서 이미지를 잘 쟁여둡니다.
이제 조판 작업에 들어갈 차례인데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그린비 유일의 맥 불능 편집자인 저는 먼발치에서 저희 팀장님과 박 부장님, 주간님의 조판 작업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사실 제대로 지켜보지도 못했네요. 큰어머니 상을 치르느라 평택에 가 있었습니다). 이 조판 작업이 끝나면 교정지를 출력해서 교정을 봅니다. 원고의 상태에 따라 교정지가 피 칠갑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교정을 거쳤던 책의 개정판 작업이니만큼 지시된 참조 페이지 수정이나 띄어쓰기 변경, 부호 통일 정도의 교정을 합니다.

남경태 선생님
_ 소탈하시고, 강아지 '플라톤'을 사랑하시고, 프로페셔널한 남경태 선생님. 게다가 그린비 식구들에게 일용한 양식을 베푸시는 훈훈함까지! ^^*
_ 소탈하시고, 강아지 '플라톤'을 사랑하시고, 프로페셔널한 남경태 선생님. 게다가 그린비 식구들에게 일용한 양식을 베푸시는 훈훈함까지! ^^*
1월 19일, 남경태 선생님께서 저자 교정을 봐 주시기 위해 그린비 사무실로 오셨습니다. 어떤 분이실까 ‘늘’ 궁금하진 않았어도 작업을 하는 동안은 내내 궁금했는데 뭐랄까… 참 소탈하십니다. 예능 프로를 사랑하시고, 케이블을 통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무한도전>을 빼놓지 않고 보신다는 말씀에는 특히 존경심을 갖게 되었구요. 핸드폰에도 사진을 고이 간직하고 다니실 만큼 사랑하시는 취학 연령의 강아지 ‘플라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땐 저 역시 개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어떤 순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감탄하게 했던 것은 19일 당일에는 원고를 다 못 보시고 싸 들고 가셨지만 약속하셨던 날짜보다 조금 더 빨리, 게다가 직접 가져다주시기까지 한 선생님의 모습입니다(그렇게나 “선생님, 퀵 서비스 착불로 보내시면 됩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칼같이 원고를 받게 되다니요! 정말 프로는 아름답습니다.
이젠『종횡무진 동양사』의 재고도 없다는데, 고로 빨리 책이 나와야 하는데 설 연휴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쉴 땐 쉬어야지요. 그래서 또 쉽니다. 그래도 저 말입니다 원고 꽁꽁 싸 들고 고향 평택으로 내려갔습니다. 물론 고이 가지고 올라와서 서울에 와서 교정을 봤습니다만. 어쨌든 이제 막바지 단계입니다. 본문 교정은 모두 끝났고 색인 작업이 남았습니다. 이미지 정리 작업을 통해 맥과 살짝 친해진 제가 만용을 부리는 바람에 반나절이면 끝날 색인 작업을 사흘 동안이나 하게 됐습니다. 뼛속 깊이 반성하는 바입니다.

필름 출력
_ '필름 출력에서 제본까지~'의 편집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참고해 주세요(위에서 언급한 CMYK와 인쇄 이야기도 자세히 나와 있답니다).
_ '필름 출력에서 제본까지~'의 편집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참고해 주세요(위에서 언급한 CMYK와 인쇄 이야기도 자세히 나와 있답니다).
2월 4일 드디어 필름을 넘기는 날입니다. 새끼 편집자인 제가 차례의 제목과 페이지를 부르면 맥 능통자인 저희 팀장님께서 확인을 하십니다. 부와 장, 절의 페이지가 일치하면 ok. 하시라(면주) 체크도 꼭 해야 합니다. 이날 2부의 하시라가 잘못 들어간 것을 수정한 다음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모든 데이터를 준비한 후 CD에 담아 출력소로 갔습니다. 출력소에 가서 데이터를 올리고 혹 깨진 글자나 그림이 없는지 다시 확인한 뒤에야 모든 것이 끝이 났습니다. 시간은 오후 11시를 살짝 넘겼네요. 가정이 있으신 저희 팀장님께 죄송할 뿐입니다.
다음 날 아침 필름을 찾아 검판을 마친 후 인쇄소에 넘겼습니다. 다음 주에는 따끈한 책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닙니다. 보도자료도 써야 하고 인터넷 서점에 제공될 미리보기 파일도 만들어야 합니다(여러분께서 보고 계시는 알라딘, 예스24 등의 『종횡무진 동양사』미리보기, 제가 만들었습니다. 하하). 여기까지는 마무리가 돼야 이제 ‘끝났다’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처음으로 밥값 한 번 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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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동양사』구판과 개정판
_ 입사 3개월 차의 첫 밥값이랄까요. 이제 『종횡무진 한국사』개정판으로 두번째 밥값을 하려고 합니다~.
_ 입사 3개월 차의 첫 밥값이랄까요. 이제 『종횡무진 한국사』개정판으로 두번째 밥값을 하려고 합니다~.
2007년 7월부터 편집일을 하기 시작했지만 사실 편집 후기를 써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어찌 써야 할지 막막하여 작업한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죽 늘어놔 보긴 했지만 제가 봐도 썩 재미가 있는 내용은 아니네요. 『종횡무진 동양사』개정판 작업은 ‘개정판’ 작업이라서 더 조심스럽고 걱정이 됐습니다. 이 아이가 꾸준한 스테디셀러였는데 내가 만지고 난 다음부터 판매부수가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것과 개정이 되어야 하는데 개악이 되면 어쩌지 하는 것이었죠(후자를 더 걱정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편집자의 자세이나 제가 아직 덜 돼서요ㅡㅡ;). 그랬던 저였건만 이제는 뿌듯합니다. 일요일에는 영풍문고에 가서 매대에 놓인『종횡무진 동양사』를 보았는데 의젓하게 잘 있더라구요. 보면서 ‘기특한 것. 넌 이제 다 컸구나’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제 식대로 막말하면 이젠 내놓은 자식이고 정색하고 말하면 믿는 자식입니다. 어디에서든 잘 살아남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편집부 평택 개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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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편집자님... 평택 개고기라니 충격적인 필명이십니다 ㄷㄷ
CMYK로 변환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신가요?
원리는 간단합니다 :)
아마 정군님께 여쭤보시면 더 가볍게 설명해주실껄요 ㅎ
PC모니터는 빛의 삼원색이라는 RGB(Red, Green, Blue)로 색을 표현한답니다
모니터는 빛으로 신호를 쏘는 방식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 빛의 삼원색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모이면 흰색이 되어버린다는 거죠
따라서 인쇄물에 RGB컬러를 이용하면
정상적인 색을 표현하기 어려워져요
CMYK(Cyan, Magenta, Yellow, Key(Black))은 색의 3원소로
모이면 검은색이 되기 때문에 인쇄물에 적합한 색 표현방식이랍니다 ^^
아마도 종전에 하셨던 변환과정은 이런 문제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앞으로도 재밌는 편집후기 기대하겠습니다!
어머, 레몬에이드님!
자주 와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이런 친절한 설명까지...정말 무한 감사드립니다^^
입춘대길하셔요~!
와'ㅁ'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
평택 개고기님의 진가는 앞으로 찬찬히 보여 드릴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