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몬드리안 作 <Composition with Red, Yellow, Blue and Black>과 <5 Monks Walking>
_ 근대의 대표적 화가인 몬드리안은 물질과 현실에 대한 지독한 혐오로 모든 것을 객관적이고 명백하게 표현하려 했습니다. 혼란스러운 현실을 탈피하고자 했던 그는 한편으론 가장 명료한 것을 추구한 합리적인 근대인이었죠. 그에 비해 (오른쪽의) 다섯 승려들은 현실을 부정하고 속세와 연을 끊기보다 오히려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합니다.

“근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근대 일본과 불교』, 24쪽)
(역대 최단 씨앗문장이 되겠네요. 그래도 전 굴하지 않으렵니다. 흠흠.)

고등학교 2학년 봄소풍지는 수덕사였습니다. 대웅전 앞마당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먼 산을 바라보던 젊은 스님을 보면서, 저 나이에 저 인물에 왜 절로 들어왔을꼬 하고 혼자 안타까워했더랍니다.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왜 늘어놓느냐, 저에게 ‘불교’란 바로 그런 이미지였거든요. (이런저런 이유로) 속세와 연을 끊고 세상과는 분리되어 있는 종교. 저는 불교를 그렇게 봤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템플스테이가 관광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불교식 선(禪) 수행이 영성 훈련의 일종으로 현대인의 정신 건강에 일조하고 있구요. 사회적으로는 반전(反戰)이나 생태 문제에 늘 앞장서고 있는 종교가 바로 불교입니다.
 
선덕여왕 시대보다 훨씬훨씬 이전에 동아시아에 전래된 불교가 오늘날까지도 요로코롬 다양한 역할을 해낼 수 있었던 역량은 어디에 있었느냐, 그것을 알아보자, 하는 것이 바로 이 책 『근대 일본과 불교』가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은이 스에키 후미히코는 불교가 지금 이 시대에 대안적 사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 근대 이후에 반복되어온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그것도 아무 때나 불교가 전통 사상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불안으로 인해 개인과 사회가 극도로 피폐해졌을 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재발견된다는 것이지요. 하여 현대인에게 불교가 어필할 수 있는 이유는 지금이 외우내환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던 근대와 마찬가지로 혼란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근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바로 이런 뜻이기도 하고, 불교가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입니다.

- 편집부 봉식어멈
알라딘 링크
2009/09/23 16:40 2009/09/23 16:40
RSS를 구독하시면 더욱 편하게 그린비의 글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 | ]

trackback url :: http://greenbee.co.kr/blog/trackback/762

댓글을 달아 주세요